호남석유화학(롯데캐미칼)의 타이탄케미칼 인수: 아시아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적 결정
December 5, 2023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
2000년대 중반부터 글로벌 경영에 중점을 둔 호남석유화학은 '아시아 최고 화학기업'을 목표로, 2010년을 글로벌 시장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해외 기업 인수를 적극 추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말레이시아 최대 석유화학 기업인 타이탄케미칼(Titan Chemicals Corp.)의 인수는 중요한 전략적 결정이었습니다. 이는 특히 중국 시장 성장의 둔화에 대비해 동남아시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당시 타이탄케미칼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주요 석유화학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었습니다. 연간 16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말레이시아 PO시장의 40%, 인도네시아 PE시장의 30%를 점유했습니다. 또한, 대규모 납사 및 LPG 크래커와 조호바루 및 메락 공장에서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제품군은 호남석유화학의 기존 포트폴리오와 유사하여, 인수를 통한 시너지 창출이 기대되었습니다.
호남석유화학의 인수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타이탄케미칼은 말레이시아의 첫 번째 통합 석유화학업체로서, 말레이시아 정부와 대만계 미국 회사인 Westlake의 합작으로 설립되었기 때문에 인수 과정에 복잡성이 있었습니다. 특히 Westlake는 타이탄케미칼 매각에 미온적이었으며, 타이탄케미칼이 대형 상장사라는 점도 인수 과정에서 난관이 되었습니다. 이에 호남석유화학은 정보 부재의 리스크를 감수하고 인수를 진행했습니다.
2010년 3월, 호남석유화학은 타이탄케미칼에 대한 인수 의사를 밝힌 후, 6월에 실사를 시작했습니다. 최종 협상을 거쳐 같은 해 7월 16일 타이탄케미칼의 주요 주주인 챠오그룹(Chao Group) 및 말레이시아 정부의 국가펀드 PNB와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11월 9일에 주식의 73%를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은 공개 매수하여 인수 절차를 완료했습니다. 이 인수는 당시 국내 기업의 해외 M&A 중 최대 규모로, 호남석유화학은 이를 통해 말레이시아의 주요 석유화학 기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